반응형 심리학과 인문학이야기22 시간 지각의 심리학 점점 빨라지는 시간들 들어가며 —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이 어떻게 왔는지 모르게아이의 첫 돌이 됐다.케이크 앞에 앉은 아이를 보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벌써? 어떻게 벌써 1년이 됐지?신생아 때 그 작고 쭈글쭈글한 얼굴이 어제 같은데. 처음으로 뒤집기 했을 때, 처음으로 앉았을 때, 처음으로 기어다닐 때. 그 순간들이 있었는데, 다 어디로 갔을까.그런데 동시에 다른 생각도 들었다. 이 1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지는 1년이기도 했다.매일매일이 새로운 일의 연속이었으니까.시간은 빠르게 간 것인가, 느리게 간 것인가.시간 지각의 심리학인간의 뇌에는 정확하게 작동하는 단일한 시간 감각 기관이 없다.시간 지각은 여러 뇌 영역과 시스템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주의(Attention)다.시.. 2026. 10. 1. 고독을 사랑하기 내향성의 심리학과 철학 고독을 사랑하는 법 — 내향성의 심리학과 철학들어가며 — 혼자만의 시간이 사라진 후아이를 낳기 전,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퇴근 후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시간, 주말 아침 혼자 산책하는 시간. 그 시간들이 나를 채워줬다.아이가 태어나고 그 시간들이 사라졌다.처음에는 괜찮았다.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런데 몇 달이 지나자 뭔가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그게 뭔지 한동안 몰랐다.어느 날 아이가 낮잠을 자는 틈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에 혼자 앉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앉아있었다. 그 20분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그제야 알았다. 내가 잃었던 것이 무엇인지를.내향성이란 무엇인가내향성(Introversion)은 수줍음이나 사회불안과 다르다.수줍음은 사회.. 2026. 9. 30. 인간은 본래 선한가? 약한가? 성선설, 성악설, 심리실험 인간은 본래 선한가 악한가 — 성선설·성악설과 심리실험아이의 첫 번째 나눔과 첫 번째 거짓말아이가 처음으로 자기 과자를 친구에게 건넨 날이 있었다.두 돌도 채 되지 않은 아이였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손에 쥔 과자 하나를 옆에 앉은 아이에게 내밀었다. 그 순간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이 작은 사람 안에 이미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구나.그로부터 몇 년 후에는, 아이는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 과자 봉지를 몰래 뜯어놓고 "내가 안 했어"라고 했다. 입 주변에 과자 부스러기가 붙어있는 채로.선함과 악함. 둘 다 이 작은 사람 안에 있었다.동양의 논쟁 — 맹자 대 순자맹자(孟子)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인간은 본래 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보는 순간, 누구든 자신도 모.. 2026. 9. 30. 용서는 왜 어려울까? 심리학과 윤리학으로 보는 용서 서운했던 일들을 꺼내보다돌이켜보면 가끔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가장 힘든 시간에 기댈 수 없을 때가 있다.그렇다고 내색도 할 수 없다.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이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 사람도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이해한다.그런데 이해한다고 해서 서운함이 사라지지는 않았다.몇 달이 지나도 그 감정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용서해야지" 하고 마음먹어도 감정은 따라오지 않았다.이해하면 용서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용서란 무엇인가 — 오해부터 풀기용서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부터 해소하자.용서는 잊는 것이 아니다. 기억하면서도 용서할 수 있다.용서는 화해가 아니다. 상대방과 다시 관계를 맺는 것이 용서의 조건이 아니다.용서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판단을 유지하면서.. 2026. 9. 28. 창의성과 정신건강의 관계: 예술가가 고통받는 이유 아이를 재우고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아이들을 재운 후 집이 조용해지면 나는 무언가를 쓰기 시작한다.아주 어렸을적부터 나는 일기쓰기를 습관화했었는데 컴퓨터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컴퓨터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그날 있었던 일, 아이가 한 말, 내가 느낀 감정들. 쓰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은 후련하고 가벼워졌다.하루 종일 무겁게 짓누르던 것들이 글로 옮겨지면서 조금 멀어지는 느낌.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왜 쓰는 걸까.그리고 역사 속의 위대한 작가들은 왜 그토록 많이 고통받으면서도 계속 썼을까.창의성이란 무엇인가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창의성을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라,새로운 아이디어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 2026. 9. 25. 소셜미디어 시대 속 자아 - 디지털 페르소나와 정체성 들어가며 — 인스타그램 속 엄마와 실제 엄마아이와 공원에 갔다가 예쁜 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웃는 사진, 봄꽃과 함께한 사진, 엄마와 손잡고 걷는 사진.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좋아요가 80개 넘게 달렸다. "너무 예뻐요", "행복해 보여요" 댓글들.그런데 그날 공원 가기 전에 나는 사실 아이와 30분을 싸웠다.모자 안 쓰겠다고, 선크림 바르기 싫다고. 사진 속 웃음은 진짜였지만, 그 전의 실랑이는 사진에 없었다.피드에는 웃음짓고 있는 하이라이트만 남는다.그리고 나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풀 버전을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작아졌다.자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자 찰스 쿨리(Charles Cooley)는 1902년 거울 자아(Looking-Glass Self)라는 개념을 제시했다.우리의 자아는 타인의.. 2026. 9. 24.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