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70 창의성과 정신건강의 관계: 예술가가 고통받는 이유 아이를 재우고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아이들을 재운 후 집이 조용해지면 나는 무언가를 쓰기 시작한다.아주 어렸을적부터 나는 일기쓰기를 습관화했었는데 컴퓨터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컴퓨터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그날 있었던 일, 아이가 한 말, 내가 느낀 감정들. 쓰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은 후련하고 가벼워졌다.하루 종일 무겁게 짓누르던 것들이 글로 옮겨지면서 조금 멀어지는 느낌.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왜 쓰는 걸까.그리고 역사 속의 위대한 작가들은 왜 그토록 많이 고통받으면서도 계속 썼을까.창의성이란 무엇인가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창의성을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라,새로운 아이디어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는 것이.. 2026. 9. 25. 너무 많은 자유가 불행을 만들 때 - 선택의 역설 너무 많은 자유가 불행을 만들 때 - 선택의 역설들어가며 — 이유식 레시피 고르다 지친 날첫째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할 때 쯤이였다. 육아에 서툰 초보엄마는 수많은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유튜브에 이유식 레시피 영상을 찾아보니 정말 수천가지 영상이 나왔다.블로그에도, 인스타그램에도, 맘카페에도. 모두 "이게 제일 좋다"고 했다.그리고 이시기에는 꼭 이걸 먹여야 한다고 했다.나는 두 시간 동안 레시피를 비교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다.다음 날은 분유 브랜드를 고르다가 한 시간을 썼다.기저귀 브랜드, 보습크림 브랜드, 아기 세제. 하나하나가 전부 선택이었다.어느 순간 나는 정말로 육아의 선택에 기로에 완전히 지쳐있었다.이게 자유인가, 아니면 고통인가.배리 슈워츠의 선택의 역설2004년, 심리학자 배리.. 2026. 9. 25. 소셜미디어 시대 속 자아 - 디지털 페르소나와 정체성 들어가며 — 인스타그램 속 엄마와 실제 엄마아이와 공원에 갔다가 예쁜 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웃는 사진, 봄꽃과 함께한 사진, 엄마와 손잡고 걷는 사진.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좋아요가 80개 넘게 달렸다. "너무 예뻐요", "행복해 보여요" 댓글들.그런데 그날 공원 가기 전에 나는 사실 아이와 30분을 싸웠다.모자 안 쓰겠다고, 선크림 바르기 싫다고. 사진 속 웃음은 진짜였지만, 그 전의 실랑이는 사진에 없었다.피드에는 웃음짓고 있는 하이라이트만 남는다.그리고 나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풀 버전을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작아졌다.자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자 찰스 쿨리(Charles Cooley)는 1902년 거울 자아(Looking-Glass Self)라는 개념을 제시했다.우리의 자아는 타인의.. 2026. 9. 24. 신화 속 심리학: 오이디푸스, 나르시시즘, 에로스 인문학 산책 · 15편아이가 두 살 무렵, 갑자기 모든 것에 "내 거야"를 붙이기 시작했다.엄마 핸드폰도 내 거, 아빠 컵도 내 거, 심지어 길 가다 본 강아지도 내 거.어린이집에서도 친구 장난감을 "내 거"라며 놓지 않아 충돌이 생겼다.발달 전문가들은 이것이 정상적인 자아 발달의 신호라고 말한다. '나'와 '너'의 경계를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그런데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문득 신화 속 나르시소스가 떠올랐다.자기 자신의 반영을 사랑하다 스러진 청년. 어쩌면 그것도 이 "내 거야"의 어른 버전이 아닐까.건강한 자아 경계가 병적인 자기집착으로 굳어지는 과정.심리학자들이 왜 그토록 많은 개념을 그리스 신화에서 빌려왔는지,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신화는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자신의 내면을 .. 2026. 7. 27. 공감의 한계: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공감의 한계: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들어가며 — 아이를 이해한다는 착각 아이가 세 살 무렵,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친구를 깨물었다는 연락이 왔다.집에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당황했다.선생님께 미안하고, 상대 아이 부모님께 미안하고, 내가 뭘 잘못 키운 건가 싶었다.아이에게 물었다. "왜 친구를 때렸어?" 아이는 한참 있다가 말했다. "내 거 가져갔어." 그 짧은 한 마디에 나는 한 박자 멈췄다.아이의 세계에서 그것은 충분한 이유였다.그런데 나는 그 이유를 묻기 전에 이미 "이 아이가 왜 이러지?"라고 판단하고 있었다.나는 아이를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내 기준으로 아이를 해석하고 있었다.공감이란 무엇인가현대 심리학은 공감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1. 인지적 공감(Cog.. 2026. 7. 26. 철학자들의 우울 니체, 키르케고르, 그리고 창조적 고통 들어가며 — 육아 번아웃과 마주한 날둘째아이가 13개월이 되었을 때 나는 직장에 복귀했다.정말 정신없는 하루가 늘 반복되었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났을 무렵, 나는 번아웃이 왔다.특별히 나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그냥 어느 날 아침, 아이가 깨서 "엄마"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싶었다.아이가 미운 게 아니었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그 감정이 너무 낯설고 무서워서 한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좋은 엄마는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그때 처음으로 니체를 다시 읽었다."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그 문장이 위로가 됐다. 단지 격언으로서가 아니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말로서.키르케고르 — 불안은 자유의 증거다쇠렌 키르케고르.. 2026. 7. 25. 롤플레이의 심리학 페르소나, 가면, 그리고 진짜 나 롤플레이의 심리학 페르소나, 가면, 그리고 진짜 나들어가며 — 나는 하루에 몇 개의 얼굴을 쓰는가출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조용히 이어폰을 꽂고 있다.사무실 문을 열면 "좋은 아침이에요"라고 밝게 인사한다. 회의실에서는 차분하고 논리적인 사람이 된다. 점심에 동료와 수다를 떨 때는 장난스럽다.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올 때는 다시 엄마가 된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또 다른 내가 소파에 기댄다.이 모든 것이 '나'인데, 어딘가 다 조금씩 다르다.이것은 위선인가. 아니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자연스러운 다층성인가. 그리고 그 많은 나 중에 '진짜 나'는 어디 있는가.융의 페르소나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은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다. 페르소나(Persona).페르소나는 원래 그리스 연극에서 배.. 2026. 6. 22. 어린 시절이 평생을 결정하는가 — 애착이론과 발달심리학 어린 시절이 평생을 결정하는가 — 애착이론과 발달심리학교육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자녀를 키우다 보면, 한 가지 물음이 자꾸 떠오른다."우리 아이의 지금 이 순간이 평생을 좌우할까?"이것은 단순한 부모의 불안이 아니라, 발달심리학과 애착이론이 던지는 본질적인 질문이기도 하다.애착이론, 인간관계의 시작을 말하다존 볼비의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은 1950년대 태어났다. 당시만 해도 많은 양육자들은 아이가 "너무 안겨주면 버릇이 나빠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볼비는 놀랍다고 할 정도로 단순하고도 강력한 명제를 제시했다. 어린 시절 주 양육자(보통 어머니)와의 안정적인 관계는 이후의 모든 인간관계,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까지 결정한다는 것이다.나는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 이론의 .. 2026. 6. 18. 이전 1 2 3 4 ··· 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