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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인문학이야기

카뮈가 말한 부조리, 현대인의 번아웃을 설명한다

by 덕질할매 2026.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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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가 말한 부조리, 현대인의 번아웃을 설명한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무거웠다. 

신에게 벌을 받아 영원히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시지프의 이야기. 다 올려놓으면 굴러 내려오고, 또 밀어 올리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 회사 다니는 기분이 꼭 그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카뮈가 말한 '부조리'가 현대인의 번아웃을 놀랍도록 잘 설명한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부조리란 무엇인가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는 삶이 의미 없다는 주장이 아니다. 

의미를 원하는 인간과, 아무 의미도 주지 않는 세계 사이의 간극이 부조리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게 왜 중요한가', '이 노력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묻는다. 하지만 세상은 그 질문에 답해주지 않는다.

카뮈가 말한 부조리, 현대인의 번아웃을 설명한다

 

번아웃과 연결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번아웃은 단순히 피로가 아니다.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락의 정의에 따르면, 번아웃은 정서적 소진, 비인격화, 성취감 저하 세 가지가 결합된 상태다. 그 중에서도 성취감 저하가 핵심이다. 열심히 했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는 느낌. 이게 부조리의 심리적 경험이다.

시지프는 왜 계속 밀었을까

카뮈는 흥미로운 결론을 내린다. 시지프는 행복하다.

 도망치지도, 포기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 반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부조리를 외면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의 반응을 선택한다. 이것이 카뮈가 말하는 '반항'이다.

 

심리학의 자기결정이론과도 연결된다. 

사람은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가 충족될 때 내적 동기를 유지한다. 번아웃을 막는 핵심도 결국 이 일을 내가 선택했다는 자율성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마치며

번아웃이 올 때마다 시지프를 떠올린다. 이 반복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면, 그 무의미함을 부정하는 대신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카뮈의 처방은 의외로 단순하다. 반항하라. 그러나 계속 밀어 올려라. 그 사이 어딘가에 우리가 찾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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